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서울의 봄〉을 보기 전 꼭 봐야 할 영화, 〈남산의 부장들〉 리뷰

by discoverkore 2025. 3. 26.

남산의 부장들 영화 포스트
남산의부장들 영화 포스트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한 이후,
많은 분들이 “이전의 정치 상황을 알고 보면 더 깊게 이해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해의 출발점이 되는 영화가 바로 〈남산의 부장들〉입니다.
오늘은 이 영화를 처음 보거나, 다시 보려는 분들을 위해
〈남산의 부장들〉의 리뷰를 써보려 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정치극이나 실화 재현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권력 구조와 그 이면에 감춰진 심리전을 사실적이면서도 묵직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영화 줄거리 요약 – '그날'이 있기까지의 과정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탄에 사망한 그날,
즉 '10.26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하루만을 그리지 않습니다.
그 이전 수개월간, 권력 핵심부에서 벌어진 갈등과 암투, 충성심과 배신, 침묵과 격돌의 과정을 따라가죠.

주인공인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은 실존 인물 김재규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입니다.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권력 이인자로 묘사되지만, 점점 더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곽상천(이희준 분, 차지철 역할)의 부상과 대통령의 변화 앞에서 고뇌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끝내 내리는 결정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를 만들어내죠.
이 영화는 바로 그 과정의 내부적 시선,
특히 ‘왜 김규평은 그 선택을 했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병헌의 섬세한 연기, 그리고 묵직한 분위기

〈남산의 부장들〉은 정치 스릴러 장르지만, 총격씬이나 액션보다
대사와 표정, 침묵과 분위기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작품입니다.
그 중심엔 역시 이병헌의 연기가 있습니다.

김규평은 단순히 ‘결단을 내리는 남자’가 아닙니다.
수많은 감정의 층위, 충성과 회의, 두려움과 책임,
그리고 인간적인 외로움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인물인데요,
이병헌은 그런 복잡한 감정을 말보다는 눈빛과 호흡으로 표현해 냅니다.

곽상천 역의 이희준도 인상 깊습니다.
정말 거슬릴 정도로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을 강렬하게 그려내며,
관객이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죠.

이성민이 연기한 대통령 캐릭터 역시 무게감 있게 등장하며,
전체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지금 봐야 더 의미 있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2020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서울의 봄〉이 개봉한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 현대사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남산의 부장들〉이 다루는 ‘10.26 사건’이
〈서울의 봄〉에서 시작되는 ‘12.12 군사반란’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두 영화는 직접적인 속편이나 시리즈는 아니지만,
역사적 사건의 흐름을 시간순으로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짝꿍처럼 느껴집니다.

〈남산의 부장들〉을 먼저 본다면,
〈서울의 봄〉에서 왜 전두광(전두환)이 그렇게 빠르게 군을 장악할 수 있었는지,
왜 당시 정국이 그토록 혼란스러웠는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화적 스타일도 두 작품이 비슷합니다.
현실적인 연기, 어두운 톤, 복잡한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연출 방식 등에서
두 영화는 한국 정치극 장르의 기준점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총평 – 권력의 민낯과 인간의 갈등, 그 깊이를 담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속엔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권력의 속성, 인간의 선택, 시스템의 구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병헌의 섬세한 연기, 치밀한 구성, 무엇보다도
‘실화가 주는 묵직한 무게감’은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을 긴장하게 만들고,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을 남깁니다.

〈서울의 봄〉을 보기 전에 이 영화를 본다면,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질 뿐 아니라,
그 뒤를 잇는 역사적 연결선도 더욱 선명해질 것입니다.

역사를 단순히 배우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그런 깊이를 가진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