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진실 폭탄?! 이래도 선거에 나간다고요?”
영화 《정직한 후보》는 상상만 해도 아찔한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거짓말이 생존 전략인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진실만 말하게 되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이 말도 안 되는 판타지적 설정이, 놀랍게도 우리 사회의 민낯을 가장 유쾌하게 꼬집는 코미디가 됩니다.
2020년에 개봉한 《정직한 후보》는 브라질 영화 <The Honest Candidate>를 원작으로 한 한국 리메이크작으로, 라미란을 주연으로 내세워 국내 정서에 맞게 재해석된 작품입니다. 특히 라미란 특유의 생활 연기와 입담이 이 영화의 핵심이자,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죠.
줄거리: 진실만 말하는 정치인의 고난기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은 지역구의 왕으로 불릴 만큼 영향력 있는 정치인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거짓말과 쇼, 계산으로 가득한 이미지 정치의 전형적인 인물.
그런 그녀가 4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면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진실을 말해버리는 바람에 TV 토론 중 폭탄 발언을 터뜨리고, 보좌진은 진땀을 빼며 위기를 수습하려 애씁니다.
그러나 주상숙은 오히려 그 “솔직함” 덕분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는 아이러니한 전개가 펼쳐집니다.
웃음 뒤의 묘한 공감 – 정치 풍자에 담긴 현실
《정직한 후보》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로만 보기에 아까운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정치인의 이중성과 쇼맨십, 이미지 메이킹 등 현실 정치를 풍자하는 데 매우 유쾌한 방식을 택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라미란의 존재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라미란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뻔뻔한 정치인을 절묘하게 연기하면서도, 캐릭터에 인간미를 부여합니다. 특히 진실을 말하게 되면서 드러나는 과거사나 가족과의 이야기들은 웃기지만, 동시에 울컥하는 감정을 자극합니다.
이 영화의 큰 미덕은 현실 정치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코믹하게 전달하면서도, 관객에게 어떤 감정적인 울림을 전한다는 점입니다. “솔직해지면 정말 세상이 바뀔까?”라는 질문을 웃으면서 곱씹게 되는 영화입니다.
생활 코미디와 리얼한 캐릭터의 향연
《정직한 후보》의 또 다른 즐거움은 서브 캐릭터들의 코미디입니다.
특히 보좌관 박희철 역의 김무열은 라미란과 환상의 티키타카를 보여주며, 얄밉고 허당 같은 보좌관 연기의 정점을 찍습니다.
또한 주상숙의 할머니로 등장한 나문희 역시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영화의 감정선을 탄탄하게 만들어줍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웃기다’에 그치지 않습니다.
생활형 개그, 리얼한 정치 풍자, 공감 가는 가족 이야기까지 고루 담겨 있어 누구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오락 영화로 손색이 없습니다.
속편까지 나온 이유? “라미란은 믿고 본다!”
《정직한 후보》는 개봉 당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입소문으로 흥행에 성공했고,
결국 2022년에는 《정직한 후보 2》까지 개봉되며 시리즈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속편 역시 전작의 유쾌함을 이어가며, 정치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죠.
그만큼 ‘정직한 후보’는 한국식 코미디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총평: 웃기지만 웃기기만 하지 않은 영화
《정직한 후보》는 단순한 정치 코미디가 아닙니다.
거짓말 없는 세상이 얼마나 엉망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도,
결국 진심이 통하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유쾌하게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가볍게 웃고 싶을 때, 혹은 세상 돌아가는 일이 지겨울 때, 이 영화를 보면 기분이 확 풀릴 겁니다.
라미란의 연기력, 속 시원한 진실 폭로, 그리고 예상치 못한 감동까지.
지금이라도 넷플릭스나 OTT에서 꼭 한번 보세요. 후회 없을 겁니다.
- ✅ 추천 시청 플랫폼: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
- ✅ 관람 후 한 줄 감상평: “진짜 말로만 웃긴 게 아니라, 제대로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