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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국제시장 – “가족을 위해 나는 오늘도 산다”

by discoverkore 2025. 3. 23.

국제시장 포스트
국제시장 포스트

 

삶이란 건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때론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버텨내는 것이 아닐까.
2014년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은 그런 삶의 모습을 묵묵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전쟁과 이산, 산업화와 희생, 아버지 세대의 고단한 삶과 가슴 뜨거운 가족애까지…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괜히 아버지 얼굴이 떠오르고, 괜히 마음이 울컥해진다.

🧳 줄거리 – 덕수라는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

주인공 ‘윤덕수’(황정민)는 어릴 적 한국전쟁 피난길에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고, 어머니와 남동생을 책임지며 부산 국제시장에서 살아간다.

그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뭐든지 한다.
독일에 광부로, 베트남에 기술자로, 삶이 던져주는 어떤 고단한 일도 덕수는 외면하지 않는다.
그의 청춘은 항상 가족을 위한 ‘희생’이었다.
“내가 가족을 책임진다고 했잖아.”
이 말 한마디는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덕수의 인생 그 자체다.

덕수의 삶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 수많은 한국 아버지들의 인생이 겹쳐진다.
수많은 관객이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고, 수많은 자녀가 뒤늦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영화이기도 하다.

🎞️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감정의 다리

<국제시장>은 단순히 개인의 인생사를 담은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한 가족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의 현대사라는 전제로 흘러간다.

흥남철수작전(1950), 독일 파독 광부/간호사(1960~70년대), 베트남 파병, 산업화 시대, IMF 외환위기 등
덕수의 삶은 한국 사회의 격동기를 고스란히 겪어내며 전개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한 편의 역사책을 읽는 듯하면서도, 그 안에 깃든 감정의 깊이에 쉽게 빠져든다.
특히 영화의 말미에 덕수가 아버지를 ‘과거’에서 다시 만나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한 세대의 한을 녹여낸다.
“덕수야, 수고했다...”
이 한 마디는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하다.

🎭 연기 – 황정민이라는 배우, 그 자체가 덕수

황정민은 그저 ‘연기’를 한 게 아니다.
그는 덕수라는 사람으로 살아낸다.

10대 소년 시절부터 70대 노인까지를 한 배우가 소화해 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황정민은 덕수의 청춘과 중년, 노년의 감정선까지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그의 눈빛, 걸음걸이, 말투, 얼굴 주름 하나하나에 ‘세월’이 느껴진다.
실제로 영화 말미의 노년 덕수 장면에서 관객들은 “진짜 노인인가?”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김윤진(영자 역) 역시 덕수의 곁에서 한결같이 버텨주는 동반자로서 섬세한 감정을 잘 보여줬고,
오달수, 정진영 등 조연 배우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극을 단단히 받쳐준다.
모두가 현실 속 어딘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라서, 더 몰입하게 된다.

💬 감상 후기 – 우리 모두의 아버지, 윤덕수

<국제시장>은 화려한 액션도 없고, 빠른 전개나 긴박한 갈등도 없다.
그저 삶을 살고, 감정을 쌓고, 사람을 지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강하게 마음에 남는 이유는, 그것이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족을 위해 스스로를 내려놓고 묵묵히 일하며 버텨온 아버지의 삶.
때론 고집스럽고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그 모습이,
이 영화를 통해 다시금 깊은 존경과 눈물로 다가온다.

그리고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내가 지금 이만큼 누리며 살 수 있는 건, 누군가의 희생 덕분이었구나.”

🔚 한 줄 평

“가장 평범한 사람이 가장 위대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 당신의 아버지에게, 그리고 모든 평범한 인생에게 바치는 진심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