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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 미키 17 – 인간은 복제될 수 있어도, 의지는 단 하나다

by discoverkore 2025. 3. 24.

미키17 영화 포스트
미키17 영화 포스트

 

2024년, 세계가 기다려온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되었습니다.
영화 <미키 17>.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첫 영어 원작 기반 SF 영화로,
에드워드 애슈턴의 동명 소설 『Mickey7』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제목의 숫자 ‘17’이 의미하듯,
이 작품은 인간 복제, 정체성, 희생과 기억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딥한 SF 드라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답게, 그 철학은 결코 무겁지 않다.
오히려 유머와 인간미, 블랙 유머와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엮어낸다.

🧬 줄거리 – 복제될 수 있는 인간, 교체될 수 없는 감정

인류는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개척 중이다.
극한 환경 속,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다양한 임무를 위해 복제 기술이 도입된다.
그중 가장 위험한 일을 도맡는 인물이 바로 “소모품 인간” 미키(Mickey).

영화 속 주인공 ‘미키 17’(로버트 패틴슨)
17번째로 복제된 존재다.
즉, 이전에 16번 죽었고, 그때마다 복제되어 임무를 다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7번째 미키는 이전의 복제체들과는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한다.

우연히 미키 16번 복제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 정체성,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서로를 마주하게 된 미키 16과 미키 17.
둘은 모두 진짜 ‘자기’라고 주장한다.
이 상황 속에서, 인간의 개별성과 자아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영화 전반을 관통한다.

🎭 로버트 패틴슨의 1인 2역 – 가장 인간적인 SF

이 영화의 핵심은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에 있다.
그는 미키 16과 미키 17, 두 복제 인간을 각각의 감정과 뉘앙스로 구분해
전혀 다른 인물처럼 보여주는 데 성공한다.

미키 16은 오래된 복제체로서 현실을 체념하고 있고,
미키 17은 아직 감정적으로 민감하며 저항 정신이 살아 있다.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경험의 차이’가 만들어낸 인간성의 변주가 너무나 흥미롭다.

패틴슨은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 배트맨>, <TENET>, <라이트하우스>를 거쳐
이제는 확실히 묵직한 연기를 소화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고,
<미키 17>에서 그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다.

🎬 봉준호 스타일 SF – 철학적이지만 따뜻한 영화

봉준호 감독이 SF를 만든다면,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우리는 예상했다.
그리고 <미키 17>은 그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킨다.

이 영화에는 단순한 우주여행이나 기술적 설정이 중심이 아니다.
그보다는 복제 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회적 계급, 인간 존엄성, 존재의 의미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봉 감독 특유의 유머와 따뜻함은 여전하다.
극 중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 속엔 가볍지만 날카로운 풍자가 담겨 있고,
복제 인간이라는 다소 차가운 소재에도 삶의 감정선과 정서적인 공감을 끌어낸다.

또한 시각적으로도 독창적이다.
할리우드식 SF 영화와는 다르게,
어딘지 빈티지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인 미래 도시의 감각은
<설국열차>와 <옥자>의 미장센을 연상케 한다.

💬 감상 후기 – 인간을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 그리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질문

<미키 17>은 단순히 ‘복제 인간’을 소재로 한 SF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정말로 나 자신이라고 믿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몸? 기억? 감정? 혹은 타인의 시선?
만약 내가 죽고, 나의 기억을 가진 또 다른 내가 태어난다면,
그 존재는 나일까, 복제일까?

미키 17과 미키 16의 갈등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객 자신도 그런 질문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다다르면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된다.
“나는 나이고 싶다.”

🔚 한 줄 평

“복제될 수는 있어도, 인간은 하나의 고유한 이야기다.”
👉 철학과 감정, SF와 인간미가 절묘하게 섞인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시도